'백가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3.29 백가흠 소설 '조대리의 트렁크'
  2. 2011.03.23 백가흠 소설 '귀뚜라미가 온다' (2)
 
 백가흠은 소설은 섬세하게 고통스럽다. 마치 대바늘을 손톱 밑으로 찔러 넣기 전의 그 찰나의 두려움이 묻어진다.

 가장 첫번째로 풀어 내는 이야기는 '에어컨'이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성욕구가 있다. 도덕적으로 욕구가 분출된다는 것이 나쁜 것이라고 진단하진 않지만, 그것을 어떻게 분출해 내느냐에 따라 법의 규제를 받게 될 수도 있다. 퇴폐 업소들이 사라지기는 커녕 오히려 번식하는 것은 '본능' 이라는 욕구는 직접적인 도려냄같은 수술로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퇴폐 마싸지나 혹은 텐프로 등 여성들은 쉽고 간단하게 돈을 벌기 위해 모여 들고 남성들은 그런 여성들과의 만남으로 스스로의 분출구를 찾아 드나든다. '돈'이라는 값어치를 지불하고 전혀 꺼림칙하지 않게 생각하는게 다반사다.
 에어컨이 필요하지만 전혀 구매 의사가 없는 옥탑방 남자에게 온 에어컨 택배는 본능이 찾아 왔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널부러져 있다가도 내 의사와 상관없이 찾아오는 그런 예의 없는 손님같이 말이다. 그 욕구를 배달하러 온 남자는 일단 두려움 뒤에 감추고 등장한다. 남자들은 일단 의심을 갖는다. 철저하게.  

「 그러지 말고 이미 배달 온 건데 에어컨 하나 안 들여놓으시겟어요?
에어컨 팔러 오신 거예요? 그럼 그렇다고 처음부터 얘길 하셨어야죠.
나는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남자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고 나서 철저히 공략할 수 있고 방어할 수 있다고 믿는 남자는 직접적인 '여성'. 본능의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흔들리게 된다. 아무래도 가까이 있는 실현가능한 현실과 생각만으로 치뤄내는 과정은 의미의 차이가 크다. 스탠드에어컨을 등에 지고 다세대주택 오층 옥상까지 걸어 올라온 여자는 땀에 젖어 있었고, 근육은 팽창해 있었다. 적절한 섹스어필이 가능한 상황이다. 오히려 그런 것을 유도했다고 볼 수 있다. 남자의 사고를 마비시키기 위한 철저한 계획이었다고 본다. 현실에서 남성들은 일명 삐끼들에게 거부감을 갖는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사진이나 혹은 현혹되는 말들은 그들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돈'과 '섹스'의 부적절한 거래를 위해 뱀의 혀들이 남자들을 공격하는 것이다.
 
결국 여자와의 짧은 관계를 갖고 에어컨은 남자의 소유가 된다. 93만원의 값어치를 치룬셈이다.  본능은 남자를 유혹하고 미안함을 무기로 에어컨을 팔아 치운다. 그리고 남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든 죗값으로 그 돈을 지불하게 된다. 결국 삼일 뒤에 절도 된 물건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삼일간의 꿈같은 시간들은 남자를 떠나간다. 그리고 다시 찌는 듯한 더위를 맞이하는 옥탑방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에어컨을 팔러 누군가가 올 것이다. 

 

Posted by 샤콘느와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


귀뚜라미가 온다

 노란 책 표지에서 오는 상큼함과 다른 책 내용은 가히 섬뜩하다. 단편소설들을 묶어 놓은 '귀뚜라미가 온다' 그 중에 표지 제목을 차지하고 있는 단편을 보려 한다. 비상식적인 인물과 상식적인 인물들을 2:2로 매치 시켜 읽는 사람에게 불편한 마음으로 읽게 만든다. 다리에 힘이 풀려져 버릴 만큼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빠져보자.
 소설의 무대인 능도는 정말 현실에 존재하리만큼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꼼꼼하게 찾아 보지 않는 독자라면 그 곳은 분명 이 땅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철저하게 작가가 만들어 낸 허구의 공간이라는 걸 알고 넘어가자. 그리고 '귀뚜라미' 라는 태풍도 완벽하게 설치 된 장치였다. 
 등장하는 남자는 띠 동갑도 넘는 여자와의 섹스를 하면서 '엄마'을 찾는다. 엄마와 결여가 등장하면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오이디푸스' 식상하고 지겨운. 

「여자의 비대한 살 때문에 여러 체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자가 무릎을 꿇고 여자의 엉덩이 앞에 선다.
"엄마야, 어무이요."
 남자는 육중한 엉덩이와 벌겋게 벌어진 여자의 음부를 보며 손으로 자신의 것을 애무한다.」 

「”지는 단 한 번도 어무이가 있어본 적이 없어서예. 잘 모르지만예, 시벌, 이건 말이 안된다 안합니까? 전번번에도예, 지랑 약속 했었지예. 또 그라면 지한테 매 맞기로 약속 했습니까, 안 했습니까?" 」

 소설 속에 틈틈이 찾을 수 있는 등장인물 '남자'의 결여가 보인다. 엄마와 가족에 대한 결여가 그를 더욱 바람횟집 여자에게 집착하는 이유가 된다. 여자와의 사랑이 아닌 가족이란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부인이 생기고 새깡이(아이) 생기는 게 남자의 목표다. 능도의 바람횟집은 사회 공동체의 규율이 존재하는 범위를 벗어나 그저 원초적인 사람간의 본능을 보여주고 있다.

 죽지 못해 산다, 늙으면 죽어야지 등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한탄스러운 상황에 간혹 쓰시는 반어법이 아닐까 한다. 달구 노모는 오히려 더 지독하게 살고 싶어한다. 오히려 달구보다 더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박혀 있다. 달구와 달구 노모 사이의 미세한 틈은 점점 벌어지고 균열되어 가고 있다. 

「”그리 또 도망가나? 함 가바라. 애비도 때려 쥑인 놈이 어무이가 별거가. 다 쥑이뿔 기다."」

「달구의 늙은 엄마는 좁은 틈으로 몸을 완전히 숨긴다. 머리를 벽에 붙이고 무릎을 꿇은 자세이다. 달구는 돌아오지 않는다. 달구 노모가 빠진 앞니 사이로 긴 한숨을 내뱉는다. 내 자몬인 기아, 모된 내 맘을 용와닌이 아나뿐 기아. 노모는 좁은 틈에서 엎드려 바람 새는 소리로 중얼거린다.」

 달구가 귀뚜라미가 구름 속에 달을 품고 오는 중에 달구 노모를 때리며 하는 말이다. 둘이 되기 전엔 아버지가 있었고, 그를 달구가 때려 죽였다. 그들이 능도로 오게 된 이유가 된다. 도망쳐야 했던 달구와 달구 노모는 부모 자식간의 사이가 아니라 범죄에 같이 동반 되었다라는 동반자 의식이 강하다. 나는 이렇게 가정해 볼 수 있다. 달구 노모를 괴롭히던 아버지를 때려 죽이고 싶은 만큼 달구의 미움은 쌓여만 있다. 결국 그것이 폭발하고 달구의 그런 행동이 모두 자신의 탓이라고 노모가 죄의식을 느낀다. 그래서 달구에게 맞으면서도 본성은 착한 아이다라고 말 하는 것이다. 결국 달구는 달구 아버지와 같은 놈이 되어 가는 것이다. 

 남자와 달구의 특징은 '결여'다. 하지만 각자의 결여의 분류는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그와 반대로 등장하는 여자와 달구 노모, 즉 여성이란 주체들은 소설 속에선 객체가 되어 버린다. 묵묵히 남자들의 행동을 받아 들이기만 해야 하는 입장인 인 것이다. 결국 주체가 되지 못한 여성들은 바닷물에 깨끗이 사라져 버린다. 달구 노모는 구속에 무릎을 꿇은 채로 여자는 은빛 전어 떼를 따라 바다로 향해 간다. 그들의 삶은 거기서 끝이 아니라 시작인 듯한 뉘앙스가 풍긴다. 
 2대2, 남과 여의 구도 상황이라고 스스로 정한 뜻에 따르면 결국 모든 것들은 사라져 버렸다. 남은 건 없고 사라진 것만 있다. 나는 여기서 소설을 해피엔딩이라고 말하고 싶다. 귀뚜라미가 객체들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상황들을 해결해 줬다고 본다. 마지막 대목에서 덜 슬플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Posted by 샤콘느와 트랙백 0 : 댓글 2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ralph lauren pas cher 2013.04.28 05:08

    하지만 알면서도 너의 모든 것이 욕심이나

  2. addr | edit/del | reply hogan outlet 2013.04.28 07:37

    대한 설문조사를 통하여 한국어를 얼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