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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9 백가흠 소설 '조대리의 트렁크'
 
 백가흠은 소설은 섬세하게 고통스럽다. 마치 대바늘을 손톱 밑으로 찔러 넣기 전의 그 찰나의 두려움이 묻어진다.

 가장 첫번째로 풀어 내는 이야기는 '에어컨'이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성욕구가 있다. 도덕적으로 욕구가 분출된다는 것이 나쁜 것이라고 진단하진 않지만, 그것을 어떻게 분출해 내느냐에 따라 법의 규제를 받게 될 수도 있다. 퇴폐 업소들이 사라지기는 커녕 오히려 번식하는 것은 '본능' 이라는 욕구는 직접적인 도려냄같은 수술로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퇴폐 마싸지나 혹은 텐프로 등 여성들은 쉽고 간단하게 돈을 벌기 위해 모여 들고 남성들은 그런 여성들과의 만남으로 스스로의 분출구를 찾아 드나든다. '돈'이라는 값어치를 지불하고 전혀 꺼림칙하지 않게 생각하는게 다반사다.
 에어컨이 필요하지만 전혀 구매 의사가 없는 옥탑방 남자에게 온 에어컨 택배는 본능이 찾아 왔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널부러져 있다가도 내 의사와 상관없이 찾아오는 그런 예의 없는 손님같이 말이다. 그 욕구를 배달하러 온 남자는 일단 두려움 뒤에 감추고 등장한다. 남자들은 일단 의심을 갖는다. 철저하게.  

「 그러지 말고 이미 배달 온 건데 에어컨 하나 안 들여놓으시겟어요?
에어컨 팔러 오신 거예요? 그럼 그렇다고 처음부터 얘길 하셨어야죠.
나는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남자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고 나서 철저히 공략할 수 있고 방어할 수 있다고 믿는 남자는 직접적인 '여성'. 본능의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흔들리게 된다. 아무래도 가까이 있는 실현가능한 현실과 생각만으로 치뤄내는 과정은 의미의 차이가 크다. 스탠드에어컨을 등에 지고 다세대주택 오층 옥상까지 걸어 올라온 여자는 땀에 젖어 있었고, 근육은 팽창해 있었다. 적절한 섹스어필이 가능한 상황이다. 오히려 그런 것을 유도했다고 볼 수 있다. 남자의 사고를 마비시키기 위한 철저한 계획이었다고 본다. 현실에서 남성들은 일명 삐끼들에게 거부감을 갖는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사진이나 혹은 현혹되는 말들은 그들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돈'과 '섹스'의 부적절한 거래를 위해 뱀의 혀들이 남자들을 공격하는 것이다.
 
결국 여자와의 짧은 관계를 갖고 에어컨은 남자의 소유가 된다. 93만원의 값어치를 치룬셈이다.  본능은 남자를 유혹하고 미안함을 무기로 에어컨을 팔아 치운다. 그리고 남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든 죗값으로 그 돈을 지불하게 된다. 결국 삼일 뒤에 절도 된 물건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삼일간의 꿈같은 시간들은 남자를 떠나간다. 그리고 다시 찌는 듯한 더위를 맞이하는 옥탑방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에어컨을 팔러 누군가가 올 것이다. 

 

Posted by 샤콘느와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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